억울한 발달장애인 의료사고 사망 “재판부가 진실 밝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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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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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발달장애인 의료사고 사망 “재판부가 진실 밝혀달라”

발목 골절 수술 후 후유증 폐색전증으로 수술 9일 만에 사망
“설명만 잘했어도”‥유가족, 주의·설명의무 위반 손해배상청구

“간단하다던 발목 골절 수술의 후유증으로 건강하던 아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의료진 그 누구도 사과하지도, 책임을 지지도 않습니다. 후유증이 예방 가능했으리라는 생각에 더욱 억울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아들의 억울함을 달랠 수 있도록, 사과하지 않는 이들에게 법적으로나마 책임을 묻고자 합니다.”

발목 골절 수술을 받은 뒤 수술 후유증인 폐색전증으로 아들 김동호 씨를 황망하게 떠나보낸 고인의 아버지는 소송 1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이같이 호소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와 피플퍼스트서울센터는 12일 오전 10시 30분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앞에서 발달장애인 김동호 씨의 수술 후 사망 사건 손해배상청구소송 1차 변론기일을 약 30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장추련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월 발달장애인 김동호 씨는 출근길에 넘어지면서 좌측 발목 골절로 외과적 수술을 받았다. A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이후 요양을 위해 한방병원은 B병원으로 병원을 옮겼으나 그는 수술 후 9일 만에 사망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수술 후유증인 폐색전증이었다. 유가족들은 동호 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에 당사자가 발달장애인이기에 수술 후 경과가 제대로 소통되지 않고 당사자의 상황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건강하고 꿈 많던 동호가 간단하다던 발목 골절 수술 이후 정말 거짓말같이 우리의 곁을 예고도 없이 떠났습니다. 믿을 수 없는 황망한 현실에 저희 가족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도 후회되고 아들을 생각하면 너무도 미안합니다.”

“아들이 그렇게 세상을 떠났는데도 그 누구도 사과도 없고 책임지려 하지 않고 회피하려고만 합니다. 만약 폐색전증 전조증상에 관해 본인이나 가족에게 자세하게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검사나 진료를 했다면 동호가 이렇게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갔을까요. 예방이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더욱 안타깝고 억울합니다.”(고인 김동호 씨의 아버지)

이에 유가족들은 “아들의 죽음에 사과조차 하지 않는 이들에게 법적으로나마 책임을 묻고자 한다”며 2023년 7월 26일 A병원과 B병원을 상대로 발달장애인 김동호 씨에 대한 주의의무 및 설명의무를 위반한 의료상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대륜 최보윤 변호사는 “의료진의 설명은 이후 의료진의 진료상 주의의무인 예방조치, 경과관찰 주의의무 및 응급치료로 이어지는 중요한 시발점이고 특히 폐색전증은 발병 가능성 또는 그 사실을 신속하게 감지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설명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폐색전증의 발병사실 또는 그 가능성을 신속히 감지하지 못하여 그에 대한 조속한 진단 및 응급치료의 시기를 놓쳤다면, 의료상의 과실이 인정된다 할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하지만 김동호 씨에게 외과적 수술과 입원 치료를 한 A병원과 이후 전원한 B병원 모두 고인이나 그 가족에게 발생 가능했던 폐색전증의 진단명, 전형적으로 발생 예상되는 증상, 중대한 결과 예방을 위해 환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 등을 전혀 설명하지 않았기에 의료법 위반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최 변호사는 “A병원과 B병원 의료진도 폐색전증을 설명하지 않았음을 자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소송에 들어서자 ‘회진 돌 때 기침하고 있지 않아 몰랐다’며 회피하고 ‘하필이면 간호사 인수인계 시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뿐만아니라 ‘장애 상태를 보호자가 얘기하지 않아 잘 몰랐다’면서 김동호 씨의 장애 상태를 유가족이 알리지 않아 인지할 수 없었기에 유가족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

하지만 동호 씨는 발달장애 중 심한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을 만큼 언어 사용과 말투 등에서 지적장애와 그 상태의 정도가 드러난다. 이에 법무법인 대륜은 그의 생전 활동 영상, 녹취록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최보윤윤 변호사는 “의료법은 의사결정능력이 부족한 경우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으나 장애인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며 “의료진은 적극적으로 환자의 장애에 따라 적절한 설명 및 의료행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법원은 의료진이 환자의 연령, 교육 정도, 심신상태 등의 사정에 맞춰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환자의 사정에 맞추어 중대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대처할 수 있도록 요양의 방법 기타 건강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상세히 설명하여 후유증 등에 대비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환자에 대한 적절한 판단을 회피하고 막연히 보호자가 더 자세히 얘기해주지 않았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취지의 피고 병원들의 주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고 의료법 및 관련 판례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해당 사건이 앞으로 발달장애인들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적절한 진료를 받게 되는 선례가 되길 바란다”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의료시스템도 개선돼 모든 국민이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받게 되길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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